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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름다운 할머니 by 심윤경 작가

by 크레이아이어스 2023. 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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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할머니

'나의 아름다운 할머니'는 '나의 아름다운 정원', '설이'로 독자들의 열렬한 사랑을 받아온 작가 심윤경이 발표한 첫 에세이이다. 작가는 작품에서 유년시절 함께 했던 할머니의 모습을 떠울리며 얻은 교훈을 전하고 있다.

심윤경 작가의 첫 에세이

작가의 삶은 흔히 말하는 성공한 삶의 표본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공부도 잘했고, 좋은 학교를 나왔다. 좋은 남편을 만나 결혼했고, 작가로서도 성공했다. 작가는 야심 차게 엄마의 길로 들어섰지만 현실은 생각보다 녹록하지 않다. 서툴기만 한 새내기 엄마의 일상은 매일 후회와 반성, 부끄럼움의 연속이다. 모범생이었던 그녀는 훌륭한 엄마,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 육아서를 읽고, 육아 관련 강의를 듣는다. 하지만 까다로운 아기를 키우는 엄마의 일상은 여전히 고되고 힘들다. 그럴 때마다 그녀는 자연스레 자신의 유년시절의 주양육자였던 할머니를 떠올린다. 작가는 '나의 아름다운 할머니'를 통해 할머니와 함께 했던 자신의 유년 시절을 돌아본다. 초보 엄마로서 수많은 책들과 강연으로부터 부모 됨을 배우고자 했던 작가는 할머니가 물려주신 유년시절의 기억이 그 어떤 육아 현인의 가르침보다 뛰어났었음을 깨닫는다. 그리고 이제 할머니가 남겨주신 위대한 유산을 자신의 특기인 생생한 언어로 복원하여 '나의 아름다운 할머니'를 집필해 냈다.

할머니의 위대한 유산, 다섯 단어

작가는 할머니가 평생 한 말들의 80퍼센트를 단 다섯 단어로 요약할 수 있다고 한다. "그래", "안돼", "되었어", "몰라", "어떡해"이다. 까다로운 어린 생명체의 양육자로서 고비를 마주칠 때마다 작가는 할머니의 말들을 떠올린다. 콘서트장에 늦도록 준비하지 않는 아이의 모습을 보고 초조하고 답답한 마음에 다그치지만 여유롭고 느긋하기만 아이를 보거나, 설거지 좀 해달라는 말에 '엄마는 내가 만만해?'라는 아이의 어이없는 말을 들을 때면 남들보다 유별나게 까다로웠던 유년시절의 자신을 한없는 관용으로 인내해 준 할머니를 떠올린다. "그래", "안돼", "되었어", "몰라", "어떡해" 이 평범한 단어들은 지금 당장 가져야 할 타인에 대한 공감과 이해가 가득 닮긴 삶의 지혜로 가득하다. 사춘기의 아이에게는 수백만 가지의 말을 쏟아내는 것이 오히려 독이 된다. 언어의 미니멀리스트였던 할머니의 다섯 단어 속에는 이러한 지혜가 들어있다.

최선이라는 환상 버리기

'아이는 부모의 빈틈에서 자란다'. 작가가 가장 좋아하는 격언이자 몸소 체험한 격언이다. 어렸을 적 공부는 뒷전이고 책만 읽는 작가를 보고 엄마는 작가가 좋아하던 책을 모두 버리고 책장을 문제집으로 가득 채웠다. 그런데 작가는 책장 한쪽 구석에 남아있던 박경리의 토지를 발견하고 30권을 독파한다. 이러한 그녀의 경험은 그녀가 소설가가 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된다. 사십 대의 어느 날 작가는 모두가 부러워할만한 삶 속에서 모든 것이 무너져내리는 듯한 무기력함에 빠져든다. 휴대폰 게임 속으로 도피하기도 하고, 난독증까지 겪는 등 힘든 시기를 겪게 된다. 하지만 특유의 객관적인 시각으로 자신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자신을 웃게 하는 일에 몰두하며 힘든 시기를 극복해 나간다. 또한 같은 시기에 입시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딸을 온전히 이해하게 된다. 또한 최선과 열심에 대한 생각도 바뀌게 된다. 누가나 지금 해낼 수 있는 만큼이 최선이고 열심히며 그 자체로 소중한 것이라고.

절반은 할머니처럼, 비 더 그랜마

우울과 난독을 이러한 방법으로 이겨낸 그녀를 보면 할머니는 그녀에게 "장하다"라고 말씀하셨을 것이다. 작가는 자신의 딸에게는 칭찬해 주고 격려해 주는 할머니라는 존재가 없음을 깨닫는다. 아이들에게는 어떤 모습도 칭찬해 주고 기특하게 여겨주는 누군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녀는 함께 살았던 할머니가 그 역할을 해주었는데 자신의 딸에게는 그런 존재가 없음을 깨닫고, 자신이 딸에게 할머니 같은 존재가 되어야겠다고 결심한다. 초보 엄마로서 수많은 책들과 강연으로부터 부모 됨을 배우고자 했던 작가는 할머니가 물려주신 유년시절의 기억이 그 어떤 육아 현인의 가르침보다 뛰어났었음을 깨닫는다.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를 키우고 있는 나에게도 할머니의 지혜가 절실하게 다가왔다. 조급함을 버리고 느긋하게 아이를 기다리고,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참음으로써 아이의 말을 들을 수 있는 귀를 열어야 한다. 또한 나도 작가의 할머니처럼 내 아이들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칭찬하고 격려해 주는 절대적인 존재가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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